영암 출신 ‘서울의 봄’ 정선엽 병장 유족, 손배소 승소

사회
영암 출신 ‘서울의 봄’ 정선엽 병장 유족, 손배소 승소
정부가 유족 4인에 8천만 배상
  • 입력 : 2024. 02.07(수) 13:16
  • 이승우 기자
법원이 12‧12 군사반란 당시 반란군에 의해 사망한 故정선엽 병장의 유족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사건 발생 45년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2단독 홍주현 판사는 5일 정 병장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유족 1인당 2천만원씩 총 8천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국방부는 이중배상 금지 원칙을 내세우며 배상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국가가 유족들이 장기간 겪은 정신적 손해의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금정면 안노리 출신의 정선엽 병장은 영화 ‘서울의 봄’에서 육군 지하벙커를 지키다 반란군 총탄에 사망한 조민범 병장의 실존 인물이다. 사망 직후 오인 사격으로 사망했다며 순직 처리됐지만, 22년 12월 7일 전사 재심사에서 정 병장을 순직자에서 ‘전사자’로 결정,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아 43년 만에 최소한의 명예를 회복했다.

이후 유족들은 국가가 정 병장의 죽음을 은폐했다며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홍 판사는 “망인이 국방부 벙커에서 반란군 무장해제에 대항하다 상해돼 전사로 사망 처리돼야 함에도, 계엄군 오인에 의한 총기사고로 순직 처리해 망인 사망을 왜곡하고 은폐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국가의 위법 행위로 고인과 유족들의 명예가 침해됐다고 말했다.

이에 국방부는 가족의 고통이 인지하고도 소송을 제기하지 않아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지만 홍 판사는 2022년 진상규명위 발표 전까지 유족들이 사건의 진실을 알지 못했다고 판단해 유족들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영암군은 작년 12월 12일 영암공원 현충탑에서 ‘내 고장 영웅 정선엽 병장 추모행사’를 거행했다.
이승우 기자 wynews@naver.com
키워드 : 서울의 봄 | 손배소송 | 정선엽 병장